이 장에서 다루는 것 — 이 장은 3년 동안 쓰지 않을 1,000만원을 정기예금에 넣으려는 40대 직장인 독자를 기준으로 씁니다. 이 독자는 A 금융회사의 「연 3.0%, 단리, 만기일시지급」 상품과 B 금융회사의 「연 2.9%, 월복리」 상품 안내를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중입니다. 숫자만 보면 앞쪽이 높아 보이지만, 이자를 계산하는 방식이 달라서 표기된 금리를 그대로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이 장은 두 표기를 같은 기준에 올리는 방법을 다룹니다. 기준은 같은 예치 기간의 만기 총이자율입니다. 단리와 복리의 일반 정의는 짧게 줄이고, 예치 기간에 따라 유불리가 뒤바뀌는 지점을 계산으로 확인하는 데 집중합니다.
개념
상품 안내에 적힌 「연 ○%」는 표면금리입니다. 표면금리는 이자 계산 방식과 상관없이 1년 단위로 표시한 약정 금리를 말합니다. 단리는 처음 맡긴 원금에만 이자를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월복리는 매달 생긴 이자를 원금에 더하고, 그 합계에 다음 달 이자를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같은 「연 2.9%」라도 월복리 상품은 매달 연 2.9%의 12분의 1만큼 이자가 붙고, 그 이자가 다음 달부터 원금처럼 이자를 낳습니다.
두 방식을 비교할 때 쓰는 지표는 만기 총이자율입니다. 만기 총이자율은 만기에 받는 세전 이자를 원금으로 나눈 비율입니다. 예치 기간이 같으면 이 비율이 높은 쪽의 이자가 많으므로, 계산 방식이 달라도 비교 결과가 흔들리지 않습니다. 총이자율을 다시 1년 단위로 바꾸는 연환산에는 두 가지 방식이 쓰입니다. 하나는 총이자율을 햇수로 나누는 단리식 환산이고, 다른 하나는 복리로 쌓였다고 보고 거꾸로 계산하는 복리식 환산입니다. 같은 상품이라도 환산 방식에 따라 연 수익률 숫자가 달라지므로, 연환산 숫자를 볼 때는 어느 방식인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판단 기준을 하나 더 정리하면, 복리 주기가 짧을수록 같은 표면금리에서 만기 총이자율이 높아집니다. 이자가 원금에 더해지는 횟수가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복리 상품끼리 비교할 때도 표면금리와 함께 복리 주기를 확인해야 하며, 주기가 서로 다르면 이때도 만기 총이자율로 바꿔 비교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제도와 기준
비교에 필요한 숫자는 대부분 상품설명서와 약관에 적혀 있습니다. 광고 문구에는 표면금리만 크게 나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입 전에 아래 항목을 상품설명서에서 따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이자 계산 방식: 단리인지 복리인지가 적힌 항목입니다.
- 복리 주기: 복리라면 이자가 원금에 더해지는 간격이 월 단위인지, 다른 단위인지가 적힌 항목입니다.
- 이자 지급 방식: 만기에 한꺼번에 받는지, 매달 받는지가 적힌 항목입니다.
- 중도해지이율: 만기 전에 해지할 때 적용되는 금리와 계산 방식이 적힌 항목입니다.
- 세금: 일반 과세 상품의 이자에는 이자소득세 14%와 지방소득세 1.4%를 합친 15.4%가 원천징수됩니다. 비과세나 세금우대 적용 여부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확인 절차는 두 상품의 설명서를 같은 순서로 읽는 것입니다. 위 다섯 항목을 비교 메모에 한 줄씩 옮겨 적고, 두 상품의 칸을 나란히 채웁니다. 설명서에서 복리 주기나 이자 지급 방식이 분명하게 확인되지 않으면 계산을 시작하기 전에 금융회사에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빈칸이 남은 상태에서 계산하면 전제가 서로 달라져 결과를 믿기 어렵습니다.
시장 전체의 금리 수준은 공식 통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경제통계를 통해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중평균금리 같은 수신금리 통계를 공표합니다. e-나라지표에서도 시장금리 추이를 지표 형태로 정리해 보여 줍니다. 다만 이 통계들은 연 단위로 표시한 금리 수준을 보여 주는 참고 자료이며, 개별 상품의 복리 주기나 이자 지급 방식은 담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두 상품 중 어느 쪽 이자가 많은지는 각 상품설명서의 숫자로 직접 계산해야 합니다.
실제 적용
계산식은 두 가지입니다. 단리의 만기 총이자율은 「연이율 × 예치 연수」입니다. 월복리의 만기 총이자율은 「(1 + 연이율 ÷ 12)의 예치 개월수 제곱 − 1」입니다. 아래 비교는 원금 1,000만원, 약정 금리가 만기까지 고정되고 중도해지가 없다는 전제로 계산한 세전 금액입니다. 금액은 백 원 단위에서 반올림했습니다.
- 1년 예치: 단리 연 3.0%는 30만원(총이자율 3.000%)입니다. 월복리 연 2.9%는 약 29만 3,900원(약 2.939%)입니다. 단리 쪽 이자가 많습니다.
- 2년 예치: 단리는 60만원(6.000%)입니다. 월복리는 약 59만 6,400원(약 5.964%)입니다. 여전히 단리 쪽 이자가 많습니다.
- 3년 예치: 단리는 90만원(9.000%)입니다. 월복리는 약 90만 7,800원(약 9.078%)입니다. 이 기간에서는 월복리 쪽 이자가 많아집니다.
직접 계산할 때는 월이율부터 구합니다. 연 2.9%를 12로 나눈 값에 1을 더하고, 그 수를 예치 개월수만큼 거듭 곱한 뒤 1을 빼면 만기 총이자율이 나옵니다. 거듭제곱 기능이 있는 계산기나 스프레드시트를 쓰면 몇 번의 입력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과에 원금을 곱하면 세전 만기 이자가 되므로, 금융회사가 안내하는 만기 예상 이자와 맞는지 대조해 보는 것도 좋은 점검 방법입니다.
같은 두 상품이라도 1년과 2년에서는 단리가, 3년에서는 월복리가 앞섭니다. 복리 효과는 기간이 길수록 커지므로, 표면금리 차이 0.1%포인트를 3년째에야 넘어서는 것입니다. 손익분기 금리로 바꿔 보면 판단이 더 쉬워집니다. 3년 동안 월복리 연 2.9%와 같은 이자를 받으려면 단리 금리가 연 약 3.026%여야 합니다. 반대로 3년 단리 연 3.0%와 같아지는 월복리 금리는 연 약 2.876%입니다. 1년만 맡긴다면 월복리 연 2.9%와 같아지는 단리 금리는 연 약 2.939%로 내려갑니다.
세후 금액도 같은 방법으로 확인됩니다. 3년 예치에서 15.4%를 원천징수하면 단리 쪽은 약 76만 1,400원, 월복리 쪽은 약 76만 8,000원이 남습니다. 차이는 약 6,600원입니다. 실제 원천징수액은 금융회사의 원 단위 처리 방식에 따라 몇 원 정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독자처럼 3년을 채울 계획이 분명하다면 월복리 상품의 만기 이자가 조금 많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계획이 2년으로 바뀐다면 같은 금리 조건의 2년 상품끼리 비교한 결과처럼 단리 쪽이 앞설 수 있으므로, 계획한 기간이 달라질 때마다 그 기간으로 다시 계산합니다.
자주 틀리는 부분
첫째는 표면금리 숫자만 보고 결론을 내리는 경우입니다. 앞의 계산처럼 연 3.0% 단리와 연 2.9% 월복리의 우열은 예치 기간에 따라 바뀝니다. 1년 상품을 비교하며 얻은 결론을 3년 상품에 그대로 적용하면 판단이 어긋납니다. 비교는 반드시 실제로 맡길 기간의 만기 총이자율로 해야 합니다.
둘째는 연환산 방식을 섞어 쓰는 경우입니다. 월복리 3년 총이자율 약 9.078%를 3으로 나누면 연 약 3.026%가 되고, 복리식으로 환산하면 연 약 2.939%가 됩니다. 한 상품은 단리식으로, 다른 상품은 복리식으로 환산한 숫자를 나란히 놓으면 실제와 다른 결론이 나옵니다. 연환산 숫자보다 만기 총이자율이나 만기 예상 이자 금액을 직접 비교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셋째는 매달 이자를 받는 상품을 복리로 오해하는 경우입니다. 월이자지급식 상품은 이자를 다른 계좌로 내보내므로 그 이자가 원금에 더해지지 않습니다. 이 경우 예금 안에서의 계산은 사실상 단리와 같고, 받은 이자를 어디에 다시 두느냐에 따라 최종 결과가 달라집니다.
넷째는 원금 규모가 달라지면 결론도 바뀐다고 보는 경우입니다. 만기 총이자율은 원금에 대한 비율이므로, 금리와 기간이 같으면 원금이 커지거나 작아져도 두 상품의 순서는 같습니다. 원금에 비례해 달라지는 것은 두 상품 사이의 이자 금액 차이뿐입니다.
다섯째는 세후로 바꾸면 순서가 뒤집힌다고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두 상품에 같은 15.4%가 적용되면 이자 금액이 같은 비율로 줄어들 뿐 순서는 그대로입니다. 다만 한쪽만 비과세나 세금우대가 적용되면 세후 금액으로 다시 비교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계산은 만기를 채운다는 전제에서 성립합니다. 중도해지하면 약정 금리와 복리 계산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중도해지이율은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정리
단리와 복리 표기를 비교할 때 기준이 되는 지표는 같은 예치 기간의 만기 총이자율입니다.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상품설명서에서 이자 계산 방식, 복리 주기, 이자 지급 방식을 확인합니다. 그다음 실제로 맡길 기간으로 두 상품의 만기 총이자율을 계산합니다. 마지막으로 세제가 다르면 세후 금액으로, 중도해지 가능성이 있으면 중도해지이율로 한 번 더 점검합니다. 이 장의 예시에서는 3년 예치일 때만 월복리 연 2.9%가 단리 연 3.0%를 앞섰고, 그 차이는 1,000만원 기준 세후 약 6,600원이었습니다.
이 비교 방법은 만기가 돌아와 재예치를 검토할 때도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그때 제시되는 상품의 계산 방식과 기간은 이번과 다를 수 있으므로, 이번 표면금리 숫자보다 만기 총이자율을 계산하는 순서를 기억해 두는 편이 쓸모가 있습니다.
이 장의 숫자는 계산 방법을 보여 주기 위해 정한 가정이며, 특정 금융회사나 상품의 가입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실제 금리와 조건은 가입 시점에 금융회사가 제시하는 상품설명서와 약관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시장 금리 수준이 궁금할 때는 공식 통계를 참고하되, 개별 상품의 비교는 그 상품의 계산 방식에 맞춘 숫자로 하는 것이 정확합니다.